EPL 6

리버풀 공격진 침묵 속 성급한 위기론

리버풀의 '7200억 공격진' 침묵을 위기라고 부르는 건 지금은 성급하다. 9월 13일 안필드, 풀럼전 0-0. 그 경기 하나만 떼어놓고 보면 "역시 리버풀 공격은 문제다"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하지만 사흘 뒤 같은 잔디 위에서 벌어진 일까지 같이 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나는 그 경기장 소리까지 다 들었다. 관중이 유독 조용했던 그 밤, 그리고 사흘 뒤 완전히 다른 함성이 터진 그 밤. 둘 다 같은 구장, 같은 선수들이 만든 장면이다. 그 온도 차이를 직접 들은 입장에서, 이번 침묵론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머니투데이는 이 무승부를 두고 "7200억 공격진 침묵"이라는 표현을 썼다. 같은 날 토트넘이 겪은 "43년 만의 최악"이 워낙 시끄러워서 묻혔을 뿐, 리버풀 쪽 침묵도 기사 한 줄로 넘어갈 ..

스포츠일기 2026.09.25

16골, 브라이튼이 5경기 만에 증명한 득점력

16골.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이 2026-27 프리미어리그 개막 5경기에서 뽑아낸 득점 숫자다. 이번 시즌 리그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팀이 맨체스터 시티도, 아스널도 아니라 브라이튼이라는 얘기다. 9월 19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아스널을 3-0으로 완파한 경기가 이 숫자를 밀어 올린 최근 장면이었고, 파스칼 그로스와 19세 샤랄람포스 코스툴라스, 체마 안드레스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승점은 10점으로 3위지만 골 숫자만 떼어놓고 보면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공격진이 지금 브라이튼 유니폼을 입고 있는 셈이다. 이 글은 16이라는 숫자가 어디서 나왔고, 무엇과 비교되는 크기인지, 왜 지금 이 숫자가 나오는지, 이 흐름이 시즌 내내 이어질 수 있는지를 순서대로 따라가 본다.5경기..

스포츠일기 2026.09.25

일요일 밤, 맨시티-선덜랜드 9골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봤다

지난 9월 20일 일요일 밤, 맨체스터 시티와 선덜랜드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쿠팡플레이로 봤다. 원래는 하이라이트만 보고 잘 생각이었다. 그런데 전반 9분 만에 골이 터졌다는 알림이 뜨는 순간 리모컨을 다시 잡았다. 에티하드가 만원인 화면을 보면서, 이건 하이라이트로 넘길 경기가 아니라는 감이 왔다. 결과적으로 자정을 훌쩍 넘겨서야 화면을 껐다. 킥오프 전, 별다른 기대 없이 틀었다선덜랜드는 이번 시즌 막 승격한 팀이다. 시즌 초반 순위표만 보면 맨시티가 크게 이길 경기처럼 보였고, 나도 그렇게 예상하고 화면을 켰다. 중계 화면 톤부터가 달랐다. 캐스터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게 깔려 있었고, 초반 몇 분은 그냥 흘러가는 탐색전처럼 흘렀다. 관중석에서 나오는 소리도 아직은 경기 전 웅성거림에 가까웠다.그..

스포츠일기 2026.09.23

토트넘이 0-3까지 밀렸다가 두 골을 따라붙이고도 무너졌다

9월 19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홈 팬들은 전반 내내 발을 굴렀습니다. 공은 계속 우리 쪽에 있는데 골대 앞에서만 막히는 그림이었으니까요. 그 답답함이 터진 건 전반 추가시간, 상대 골이 먼저 들어가면서였습니다. 프리미어리그 26-27시즌 5라운드, 토트넘은 아스톤 빌라에 2-3으로 무너졌습니다. 전반 추가시간 한 골을 내준 뒤 후반 초반 두 골을 더 얻어맞아 0-3까지 밀렸고, 후반 막판 두 골을 몰아쳤지만 따라잡기엔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이 결과로 토트넘은 5경기 2무3패, 승점 2로 순위표 18위까지 내려앉았습니다. 전반 45분, 골대 앞에서만 막힌 경기의 예고편이번 시즌 토트넘은 아직 리그 첫 승이 없습니다. 5경기에서 거둔 건 무승부 두 번과 패배 세 번, 승점은 딱 2점입니다. 이날 경..

스포츠일기 2026.09.22

전반 2분에 내주고 후반 5분에 뒤집은 아스널의 90분

중계석에서 보면 이 경기는 딱 세 순간으로 갈렸습니다. 킥오프 직후의 정적, 전반 중반의 반격, 그리고 후반 초반의 한 방. 2026년 9월 7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26/27시즌 3라운드 런던 더비 이야기입니다. 아스널이 첼시에 2-1로 이겼는데, 스코어보다 흐름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선제골을 내준 팀이 어떻게 90분 안에 경기를 다시 가져오는지, 그 시간표를 분 단위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킥오프 2분, 에미레이츠가 순간 얼어붙었다휘슬이 울리고 딱 2분. 프리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첼시의 모건 로저스가 발리로 밀어 넣었습니다. 관중석의 함성이 미처 자리를 잡기도 전이었습니다. 새 사령탑 사비 알론소 체제에서 6368억 원을 쏟아부은 첼시가, 원정에서 먼저 앞서 나간 순간입니..

스포츠일기 2026.09.20

EPL 감독 경질 순위표, 경기장 밖에서 만든 숫자

프리미어리그 감독 경질 순위표는 경기를 본 사람이 만든 숫자가 아니다. 이번 주 나온 2026-27시즌 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캐릭 감독이 5위, 토트넘의 데제르비 감독이 3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보고 이 얘기를 꺼내야겠다 싶었다. 9월, 리그는 아직 채 한 달도 안 됐다. 그런데 벌써 누가 먼저 잘릴지 순서를 매겨놨다. 배당은 그 경기장 안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이사회 회의실과 미디어 헤드라인의 온도를 점수로 바꾼 것에 가깝다. 마이크를 잡고 매주 경기를 보는 입장에서, 이 표는 늘 어딘가 헛짚는다. 5월 감독상 후보가 9월엔 경질 5위캐릭 감독 얘기부터 해보자. 올해 1월 14일 후벵 아모림이 경질되고 캐릭이 임시 사령탑으로 올라왔다. 봄에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고, 5월 15일엔 과르디올라·아..

스포츠일기 2026.09.17